기다림은 끝났다. Logic Pro X 발매!

Logic Pro X

4년간의 기다림이 끝났습니다. 며칠 휴가 다녀온 사이에 로직 프로 X가 소리 소문 없이 발매된 것입니다. 그동안 로직 팀이 해체되었다는 루머도 있었고, 파이널 컷 프로 X(FCPX)가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유저들이 GarageBand Pro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했던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새로운 버전의 로직은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종식시켜 주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UI, 드디어 추가된 미디 플러그인, 음정 보정 기능인 플렉스 피치(Flex Pitch), 추가된 사운드 라이브러리, 드러머(Drummer) 등의 바람직한 기능들로 꽉꽉 차있습니다. 뒤에서도 언급 하겠지만, 특히 드러머는 편의성이 좋을 뿐 아니라 사운드 퀄리티도 훌륭한 편이라 스케치 작업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FCPX와는 달리 로직 프로 9에서 동작하던 것들이 제대로 다 동작합니다. 인바이런먼트(Environment), 트랜스폼 에디터(Transform editor), 하이퍼 데이터(Hyper editor) 등등이 모두 그대로 있습니다. 애플이 로직을 망치지 않았다는 거죠. 다만, 32비트 Audio Unit 플러그인을 지원하지 않는 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대다수의 제작사들이 이미 64비트로 업데이트를 마친 상태이지만 애용하던 몇몇 플러그인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은 피할 수 없을 듯 합니다. 32비트 플러그인의 의존도가 높은 분은 업그레이드를 미루시기를 권장합니다. FCPX에서 처럼 이 부분이 가루가 되도록 까인다면 .1 버전대에서 지원해줄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로직 프로 X의 경우 9 버전과 동시에 실행도 가능하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앱 스토어에서 600메가 남짓한 프로그램을 다운 받고 실행하면 2기가의 필수 라이브러리를 다운받게 되고, 이어서 30기가 이상의 라이브러리 컨텐츠를 다운받으라는 창이 뜹니다. 출시 직후의 경우 사용자들이 엄청 몰려서인지 다운 속도가 굉장히 느립니다. 외장 하드에 라이브러리를 설치하기는 이번 버전도 쉽지 않습니다. Symbolic link를 통해 이동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복잡한게 사실이죠.


시크한 새 인터페이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바뀐 UI입니다. 시크하고 차가운 도시 남자를 연상시키는 색상입니다. 조도가 낮은 스튜디오에서 장시간 화면을 볼 때 눈의 피로도를 줄여준다고 합니다.

Interface

곳곳에 GarageBand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들이 눈길을 끕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트랙 목록에 볼륨 조절 컨트롤과 볼륨 게이지가 생긴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프로 어플리케이션이라는 느낌을 충분히 잘 살렸습니다. 그 밖에도 구석구석 UI를 정비한 흔적이 보입니다. 조니 아이브가 최근에 언급했던 것 처럼, 처음부터 새롭게 고민을 하면서도 기존의 유저들이 가질 위화감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애플이 이매직(Emagic)을 인수한지 10여년이 된 시점에서, 이제서야 두 회사의 시너지가 제대로 나오는 듯 합니다. 더 룹(The Loop)이 언급하기를, "로직 프로 X는 전문 기능들을 추가하면서도 더 많은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하네요.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아이브 형님이 많이 바쁘셨는지 몇몇 예전 플러그인들은 그래픽 refresh에서 제외되었습니다.

Track

리전(Region)의 색상 팔레트도 정비되었습니다. 기존 팔레트는 파스텔톤의 색상들과 형광톤의 색상들이 함께 있어서 잘 선택하지 않으면 이뻐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어떤 색상을 조합해서 배치해도 톤이 잘 어울어집니다. 곡 작업에 있어서 리전의 색상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요. 우리가 받은 영감을 표시하는 방법 중에 색 만한게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정해진 팔레트 외의 사용자(custom) 색상을 지정할 수 없는 점은 아쉽습니다.

Palette

편의성도 많이 강화되었습니다. 이제 피아노 롤에서 퀀타이즈와 스윙 옵션을 줄 수가 있고, 스코어 에디터는 아예 뜯어 고쳐서 편의성과 기능성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트랜스포트 영역은 화면 위로 이동했고 주요 버튼들의 위치도 다시 조정되었습니다. 메뉴들의 로직 구성도 싹 정리를 한 느낌인데요. 프로 어플리케이션을 이렇게 뜯어 고칠 수 있는 애플의 강단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일분일초를 다투는 현장에서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겠습니다.

믹서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용이 쉬워 졌으며 이펙트의 순서도 이제는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드디어!) Option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마우스를 위에 띄운 상태로 플러그인을 켜고 끄는 것도 쉬워졌습니다. 컴프레서나 리미터를 건 경우 게인 리덕션 미터(gain reduction meter)가 믹서에 포함되어 보이는 것도 바뀐 점입니다.

Mixer


드럼 킷 디자이너(Drum Kit Designer)

드럼 킷 다지아너는 로직 프로 X에 새로 추가된 드럼 샘플러 악기입니다. 20기가 이상의 고퀄리티 드럼 샘플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울트라비트(Ultrabeat)의 소리를 듣고 실망하셨더라도,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사운드가 번들 퀄리티를 뛰어넘기 때문이죠. 멀티 아웃(Multi out) 샘플을 받은 경우 Aux 단자로 별도의 소리를 보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킷을 고르고 사운드를 조작하는 것이 굉작히 쉽고 직관적입니다.

Drum Kit Designer


드러머(Drummer)

드럼킷 디자이너와 함께 드러머가 추가되었습니다. 원하는 장르 스타일과 사용되는 키트의 종류, 그리고 연주 방식에 대한 지정을 해주면 알아서 드럼을 쳐주는 녀석입니다. 실제로 유명 드러머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그들의 시그니처를 따서 프리셋으로 존재합니다. 말로는 설명 드리기 어려우니 아래 영상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로직 프로 X에서는 트랙의 종류에 "드러머 트랙"이 새로 추가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게 존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상 보기

보시는 바와 같이, 곡의 도입부에는 킥드럼만 플레이하고 심플하게 연주를 하다가, 후반부에 갈 수록 더 많은 킷을 추가하고 fill in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XY 그래프에는, Loud - Soft와 Simple - Complex를 정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드럼 킷 디자이너에 있는 샘플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미디 트랙에 드래그 드랍하시면, 드러머를 통해 만들어진 그루브를 그대로 이용하여 타 샘플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드러머가 만들어내는 그루브는 굉장히 자연스럽고 제한된 장르에 한해서이지만 표현력이 좋습니다. 4분의 4박자가 아닌 3박자, 5박자, 7박자 계열에서도 잘 동작합니다. 실제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스케치 단계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드럼 킷 디자이너에 포함된 15개의 킷 자체적으로 사운드가 뛰어날 뿐 아니라 세세하게 믹싱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마이킹된 샘플이 포함된 점 등이 인상적입니다.


스마트 컨트롤(Smart Controls)과 iPad 리모트

악기를 직접 조작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한 채널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이펙터들의 파라메터를 할당해서 한번에 조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예를 들면 보컬 트랙의 경우 EQ high와 mid, low, 컴프레서의 gain, overdrive 등 여러 플러그인이 가진 값을 한 화면에서 조작하게 세팅할 수 있습니다. 매번 해당 이펙터의 세부 창에 들어가서 값들을 조정했어야 했는데요, 전문 엔지니어보다 일반 싱어송라이터들이 더 환영할 만한 기능인 것 같습니다.

Logic Remote

뿐만 아니라 이번 버전의 로직과 연동되는 iPad 리모트 앱이 동시에 출시되었습니다. 같은 네트워크에 있는 경우 자동으로 인식을 해서 연결이 되게 되며, 믹싱 화면을 조작할 수 있기도 하고, 가상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롤로 지정해놓은 파라메터를 직접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화면에 트랙들을 띄워 놓고 아이패드로 믹서 화면을 불러서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느낌은 참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은 예전부터 이런 류의 앱을 가장 먼저 낼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여태 내놓지 않는 점이 참 의아했었는데요.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쓸만한 컨트롤 앱을 출시한 것은 반길만한 일입니다. 다만 봉쥬르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공유기(멀티 캐스팅 기능을 지원해야 함)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점과 현재 버전에서 네트워크 접속이 불안정한 점은 개선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플렉스 피치(Flex Pitch)

또 하나의 주요 기능은 Flex Pitch입니다. 로직 프로 9에서 추가된 Flex Time과 더불어 단성의 오디오를 손쉽게 편집하게 해 줍니다. 오디오 파일을 분석하게 되면 피아노 롤에서 한 노트에 있는 6개의 점을 통해 음정(pitch)과 크기(gain), 바이브레이션(vibrato) 등을 편집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사용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훌륭합니다. 원래 음정에서 너무 많이 멀어지지 않는 한 자연스럽고 열화가 적은 편입니다. 이렇게 인식한 노트들은 MIDI로도 변환할 수 있습니다. 오토튠을 주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계속 오토튠을 쓰실 확률이 높겠지만, 멜로다인을 주력으로 써오셨다면 플렉스 피치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Flex Pitch


트랙 스택(Track Stack)

여러 개의 트랙을 묶는 기능인 "폴더" 기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서 트랙 스택이 생겼습니다. 묶는 방법은 예전처럼 단순히 폴더로 묶을지, 아니면 summing 스택(내부적으로 한번 믹스를 해주는 트랙)으로 묶을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묶은 스택은 전체적인 솔로, 뮤트, 볼륨 조절 등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합니다. Summing 스택으로 묶게 될 경우 가상악기에 사이드 체인을 통한 입력으로 활용도 가능합니다. (올레!)

Track Stack

미디 악기의 경우 여러 개의 트랙을 스택해서 레이어로 연주되는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 낼 수 도 있습니다. 트랙 스택을 중첩적으로 만들수 있기 때문에, 스택 안에 스택이 있는 것도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트랙 스택을 patch의 형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불러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미디 플러그인

이 기능이 왜 이제서야 되었는지 의문이 가지만 드디어 미디 플러그인이 추가 되었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인바이런먼트(Environment)를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었지만 버전 8 이후로 로직을 접하신 분들에게는 이상한 외계인의 장난 같은 환경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손쉽게 아르페이지에이터(Arpeggiator)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할 만 합니다.

MIDI ARP


새로운 악기의 추가

빈티지 아날로그 악기, B3 에뮬레이션, Clav, EP가 새로운 룩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특히 B3와 EP는 워낙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에 기존의 사운드에 새 UI 및 사용성이 증대된 것만 해도 환영할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

2

3

4


그 외에도 베이스 앰프 디자이너(Bass Amp Designer)가 추가되었고 다양한 기타 이펙터 페달 보드들이 추가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운드 클라우드(Sound Cloud) 업로드가 가능해졌고 기본 단축기 할당이 더 많이 되어 있는  등 편의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혹자는 애플에 인수된 이후 최대의 로직 릴리즈라고 하기도 합니다. 몇 시간 동안 사용하는 내내 간헐적인 UI 오류 외에 큰 버그가 없이 안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맥 앱스토어에도 별 5개의 리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0점대 버전치고 너무 안정적이라는 거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버전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애플이 아직 로직에 대한 관심을 저버리지 않고 있으며, Final Cut Pro X에서 보여주었듯이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을 하리라는 믿음을 유저들에게 심어준 부분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로 많은 매체들이 로직이 버림받았다는 비판을 많이 했었는데요. 로직같은 프로 application은 한 번 손에 익으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제작사의 꾸준한 지원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선뜻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많은 유저들이 4년간의 메이저 업데이트 공백을 보면서 훨씬 지원 주기가 빠른 큐베이스 등의 DAW로 갈아탈랑 말랑하는 이 시점에 로직 프로 X를 스리슬쩍 내놓는 애플(Apple, AAPL)을 보면. 밀당의 천재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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